상표 업무는 등록증을 받는 순간 끝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정말 곤란한 상황은 오히려 그 뒤에 찾아옵니다. 모조품을 발견해 대응하려는데 서류가 안 맞아 접수가 안 되거나, 현지 유통사와 계약을 맺으려는데 상표권자 정보가 옛날 주소로 남아 있거나, 심지어 갱신 시기를 놓쳐 권리가 사라진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5편은 중국 상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챙겨야 할 관리 업무를 정리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걸 안 해두면 앞선 네 편의 노력이 결정적인 순간에 무력해집니다.
중국 등록상표의 유효기간은 등록이 승인된 날(등록공고일 기준)로부터 10년입니다. 계속 사용하려면 만기 12개월 전부터 규정에 따라 연장 수속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유효기간과 갱신 주기는 2027년 시행 예정인 개정 상표법에서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매회 연장등록의 유효기간은 10년이며, 직전 유효기간 만기일 다음 날부터 계산됩니다.
갱신 기간 내에 갱신하지 못하면 6개월의 회복 기간이 부여되며, 이때는 추가 관납료가 가산됩니다. 이 회복 기간마저 지나면 해당 등록상표는 말소됩니다.
연장 수속이 정상적으로 승인되면 상표국은 상표연장등록증명을 발부하며, 연장된 유효기간이 명시됩니다. 이 증명은 상표등록증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등록증만 제시하면 유효기간이 지난 문서로 보일 수 있으니, 플랫폼 입점이나 계약 시 두 문서를 한 세트로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상표 출원 또는 등록 후에 출원인의 명칭이 바뀌거나 오류가 있는 경우, 또는 사무실 이전 등으로 주소가 변경된 경우에는 변경 또는 경정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변경·경정을 사전에 해두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막힙니다.
사무실을 옮긴 뒤 국내 업무만 정리하고 중국 상표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문제는 이 사실을 급한 일이 생긴 바로 그날 알게 된다는 점입니다.
상표이전이 필요한 대표적인 상황은 세 가지입니다.
①과 ②는 형식상 명의가 바뀔 뿐 실질적 변동이 없습니다. 반면 ③, 특히 상표 브로커로부터 상표권을 양수하는 경우는 서류 준비와 매매대금 지급 등에서 신경 쓸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계약서에는 이전 대상 상표의 특정, 양수인·양도인 정보, 매매대금과 세부 지급 방식, 권리와 의무, 분쟁 해결 방법 등이 기재됩니다. 여기에 더해, 양도인이 상표 브로커인 경우에는 다음 두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또 하나. 상표 브로커와의 이전 협상을 우리 기업이 직접 나서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격 협상과 필요 서면 준비 부담이 크고, 협상력에서도 불리합니다. 브로커와의 이전 협상 경험이 풍부하면서 우리 기업과 소통이 원활한 대리사무소를 선임해 진행하는 편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표권을 확보하는 데 유리합니다. 구체적인 협상 전략은 7편에서 다루겠습니다.
필요 서면이 준비되면 상표국에 제출하고, 상표이전수리통지서가 발부됩니다. 심사 후 이전이 비준되면 이전증명서가 발부되며, 양수인은 증명서에 기재된 날짜부터 해당 등록상표의 전용권을 누립니다. 심사에는 수개월이 소요됩니다.
상표권자는 상표사용허가계약을 통해 타인에게 등록상표의 사용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중국 진출 구조상 현지 유통사나 생산 파트너에게 사용을 허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상표권자는 해당 사용허가를 상표국에 신고해야 하며, 상표국은 이를 공고합니다.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용허가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두 항목은 중국 상표법이 요구하는 사항이므로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1편에서 짚었던 문제를 여기서 다시 정리합니다. 한국 출원을 기초로 마드리드 국제출원을 통해 중국을 지정한 경우, 중국 상표국은 별도의 상표등록증을 발부하지 않습니다.
대신 발행되는 보호부여성명(STATEMENT OF GRANT OF PROTECTION)만으로는, 중국 내 대리상이나 유통채널, 온라인 플랫폼 입점 시에 등록상표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생합니다.
| 점검 항목 | 주기 | 놓쳤을 때의 결과 |
|---|---|---|
| 등록상표 유효기간 확인 | 연 1회 | 말소 후 제3자 선점 |
| 갱신 착수(만기 12개월 전부터) | 만기 1년 전 | 회복기간 6개월 + 추가 관납료 |
| 회사 명칭·주소 일치 여부 | 변동 시 즉시 | 권리 행사 불수리·지연 |
| 보유 상표 목록 정확성 | 연 1회 | 일괄 변경 시 누락 → 보정통지 |
| 사용권 설정등록 현황 | 계약 체결 시 | 선의의 제3자에 대항 불가 |
| 실제 사용 증거 축적 | 상시 | 3년 불사용 취소 대응 불가 |
| 마드리드 건 등록증명 확보 | 등록 후 즉시 | 입점·계약 시 2개월 대기 |
| 등록 지정상품과 실제 판매 상품 일치 | 신제품 출시 시 | 보호범위 밖 제품 발생 |
위 체크리스트에서 가장 간과되는 항목이 사용 증거 축적입니다. 중국 상표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3년간 사용하지 않은 등록상표에 대해 누구든지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상표도 예외가 아닙니다.
게다가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개정 중국 상표법은 "등록만 해놓고 쓰지 않는 상표"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방어 목적으로 넓게 확보해둔 상표일수록 사용 실적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Q. 아직 중국 상표가 등록되지 않았는데, 현지 파트너에게 사용계약을 해도 될까요?
권장하지 않습니다. 추후 상표가 등록되지 않으면 상표사용료를 둘러싼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등록 상표에 대한 사용허가는 진행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등록상표의 사용허가는 반드시 서면 계약서를 체결해야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Q. 회사 주소만 바뀌었는데 중국 상표도 꼭 변경해야 하나요?
네. 변경해두지 않으면 사용권 설정, 모조품 대응, 침해소송 같은 권리 행사 단계에서 정보 불일치로 불수리되거나 업무가 지연됩니다. 게다가 변경은 동일 명의의 모든 상표에 대해 일괄 진행해야 하므로, 보유 건수가 많을수록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Q. 개인 명의로 등록한 상표를 법인으로 옮기려면 오래 걸리나요?
형식상 명의 변경이지만 상표이전 절차를 정식으로 밟아야 하며, 양측 위임장·신분증명·이전동의성명·이전신청서·이전계약서가 필요하고 심사에 수개월이 걸립니다. 그래서 처음 출원할 때부터 법인 명의로 진행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Q. 갱신 시기를 놓쳤습니다. 방법이 있나요?
만기 후 6개월의 회복 기간이 있으며, 추가 관납료를 내고 갱신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까지 지나면 말소되므로, 확인하신 즉시 대리인에게 연락해 회복 기간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등록 후 관리 업무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습니다. 주소를 바꿔도 매출이 오르지 않고, 사용증거를 모아둬도 당장 쓸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늘 뒤로 밀립니다. 그러다 모조품이 나타나거나, 플랫폼에서 브랜드 인증을 요구하거나, 누군가 우리 상표에 취소 신청을 걸어온 바로 그날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정상적으로 권리를 확보한 기업'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음 6편부터는 반대 상황을 다룹니다. 이미 누군가 우리 브랜드를 중국에 선점해버린 경우, 쓸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이고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 이의신청, 3년 연속 불사용 취소, 무효심판을 정면으로 비교하겠습니다. 2027년 시행 예정인 개정 중국 상표법의 내용도 함께 정리합니다.